writing

180321 :: 도망

이방인a 2018. 3. 25. 00:51

목요일날 기대도 안 한채로 친오빠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신호음이 얼마 채 가지 않아 목소리가 들렸다. 참고 버텼는데 여보세요 한 마디에 참았던 설움이 쏟아져 내렸다. 하고싶은 말도 그리운 마음도 컸는데 진정이 되지않아서 그냥 목소리 듣고 싶다고 했다. 솔직히 3주 동안 너무 버거웠다고 그래서 보고싶다고 말하려 했는데 그냥 저녁 먹었냐는 말로 환기시키며 전화를 끊어 버렸다. 애써 한 달 동안 참은 눈물 계속 참으려 했는데 내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 앞에서 무너져버렸다.
그리고 나는 도망을 쳤다. 계획도 없이 무작정 집으로 향하는 티켓을 끊었다. 가끔은 이렇게 도망쳐도 괜찮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의 여유에 대해서 생각해봤는데, 지금 내가 내린 결론은 나에게 여유는 고향인 것 같다. 그 자체로 여유가 되는 것 같다. 생각이 조금씩 정리 되어간다. 다시 일상으로 복귀. 돌아가자. 보편적인 날들로.